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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에 딴지걸기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한국어 제목: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에 대해, 영화본지 1달이 넘어서도 굳이 쓰고 싶은 생각이 안들다가, 별로 시답지 않는 영화가 주목받는 것이 속이 쓰려서 한마디 쓰고 넘어갈 심산이다.

일단, 이 영화의 한국어 제목은 영화의 유일한 재미있을 만한 점을 그냥 내보여 준다. 가장 큰 스포일러가 이미 제목으로 드러난 터이니, 굳이 스포일러 워닝은 안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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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사람이 아이로 태어나서 늙어서 죽는다는 전제를 뒤바꾸어서 ‘만약에 사람이 늙어서 태어나고 아이로 죽는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판타지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냥 그 단순한 호기심을 영화로 옮겨 놓은 것이고 일반 사람들이 다 거칠만한 성장, 죽음, 고통, 사랑, 인내의 삶을 거꾸로 산다 뿐이지 – 그래서 현실이 아니다는 것이 보다 명확해 질 뿐이지 – 대단한 교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를 느끼게 하는 것도 아니고.

아, 물론 모든 영화가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화면만 멋진 영화도 난 좋아하고 음악좋은 영화도 좋아하고 그냥 2시간 실컷 웃고 나오는 영화도 좋아한다.

하지만 별로 그다지 재미있지도 멋지지도 우울하지도 않는 평범한 사람의 삶을, 그냥 시간을 거꾸로 놓고 (그것도 메멘토 처럼 전체를 거꾸로 재구성하는 것 아닌, 주인공 혼자만 거꾸로 먹는) 사람들과의 어정쩡한 관계를 나보고 즐기라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데이빗 핀처 (세븐, 파이트클럽의 감독) 의 팬인 나라서 바이어스 되어 있겠지만, 영화 감독이 잘못했다기 보다 프로듀서와 각본의 문제라고 본다.

그나마 기쁜 건 난 나만 혼자 ‘이런 영화가 도대체 왜 작품상에 오르는 건지 정말 모르겠네’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오늘 찾아낸 로저 에버트 아저씨의 평. 전적으로 동감이다.

모든 상상이 영화화 된다고 재밌는 건 아니라는 것.

본인확인제 확대

이미 작년에 한바탕 소용돌이를 몰고간 해묵은 이 제도.
올해는 정말 한바탕 결론이 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얼마전 발표된 2009년 본인확인제 대상 회사들.

‘09년도 본인확인조치 의무대상 사업자 선정결과 공시

작년보다 4-5배 늘어난 숫자도 숫자지만, 유투브의 선정에 집중한다, 예상했던 대로.

이미 작년에 선정되었던 야후나 MSN 또한 비슷한 길을 간것으로 알지만, 작년말 이미 구글에서는 사이트 URL 을 분리해 youtube.co.kr 만 한국법에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구글 ‘유튜브닷컴’ 통해 실명제 피하기)

내가 구글 코리아라도 이런 방식을 택하겠다. 한국 시장에서 남기 위한 유일한 길이, 눈가리고 아웅일지라도, 사이트 두개 만들어 하나는 주민번호 (혹은 그 비슷한 다른 번호) 필수로 하고 다른 하나는 ‘global’ 사이트 기준에 맞추는 방식이 구글로서는 유일한 방법이다.

문제는 이렇게 편법(?)을 써서 법망을 빠져나간다고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외국 회사의 문제’ 가 아니라, 세계 그 어디에도 없는 말도 안되는 ‘본인확인’을 한다고 ‘강요, 강제’ 하는 멍청한 정부라는 것이다.

결국은 문제성(정부입장에서)이 짙은 컨텐트는 youtube global 버전으로 보게 되고 올리게 될 것이며, Youtube korea 버전 쓰다가도 Global 버전으로 바꾸면 문제가 없다.
이걸들고 한국 정부가 구글에게 뭐라고 할것인가? 그건 한국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것이 아닐진데.
그렇다고 ‘한국 IP 에서 오는 건 모두 Korea 로 가게 해서 본인확인을 해라’ 고 강제할 것인가? 그건 한국을 세상에 둘도 없는 폐쇄국가를 만들겠다고 함에 다름이 아닌데. (한국에 있는 사람이라고 Youtube 외국 버전을 못쓰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중국도 아니고)

이게 회사 구글과 한국 정부의 싸움이 되면 그 또한 볼만 하겠다 – 씁쓸하다의 역표현임.

살인을 막겠다고 칼 사는사람을 모두 실명확인 하지 않듯이, 인터넷이 역기능을 막기위해 결코 그 근본-표현의 자유-을 해치는 제도를 만들면 안된다는 일반론을 차치하고서라도,

제발 정책을 만들고 실행할 때는 머리를 좀 쓰는게 어떻겠나. 과연 이게 실행이 가능한 것인지, 효용성이 있는 것인지.

고객의 개인 정보 특히 실명정보를 자사의 Database 에 관리한 다는 것이 얼마나 민감한 일인지 알기에, 업체가 나서서 ‘우리는 그 정도 민감한 정보를 지니고 싶지 않습니다, 정보 안받겠습니다’ 하는데 굳이 받아서 관리하라는 게 무슨 논리인지.

이와중에 국내 업체들은 구글이 싸워서 이겨주기를 바라거나 아니면 구글만 편법을 쓰게 놔두면 안된다고 같이 걸고 넘어지기를 해야 하는 건가. -
이거 다 같이 힘써서 할 수 있는 일은 정녕 없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