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December 27th, 2006|Daily archive page

“Korea’s Movie Magic” 그리고 그 획일성

Korea’s Movie Magic (WSJ, Dec. 27, 2006, subscribers only)

Domestic Studios Hit Box-Office Records Despite Eased Quotas

k.gif

The film council’s monthly data include only theaters in the Seoul metropolitan area, which accounts for about one-fifth of the nation’s total. Annual figures, which cover the entire country, tend not to differ significantly. Last year, Korean movies accounted for 59% of the country’s box-office receipts.

“What matters most is what the audience wants. The box office is a reflection of the audience’s requests,” says Park Jin Ey, spokesman for Mediaplex Co., a company that invests in films and operates a theater chain.

국내 영화가 점유율 60% 가까이 유지하는 나라는 전세계에 거의 유일무이 하다. 물론 근 10년간 한국영화의 발전은 매우 눈부시며 많은 좋은 한국영화를 낳게 만든 것도 영화 산업의 성장과 경제수준의 발전, 그리고 관객의 보는 눈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살인의 추억” 이나 “올드 보이” 같은 어디에 내놔도 정말 잘만든 영화를 만들어 내는 한국 영화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제는 내겐 지났다. I’m so done.

나의 요새 화두와 인생의 고민의 핵심은 ‘문화의 다양성’ 이다. 여기에서 그 전부를 이야기하기는 힘들지만, 영화에 대해서만 이야기 한다고 해도 하루 종일이 걸릴 것이다.

위의 글에서 ‘스크린 쿼터가 줄었음에도 한국 영화가 계속 60% 점유율을 지키는 것은 관객들이 한국 영화를 원하기 때문’ 이라는 메가박스 관계자의 말에 나는 심하게 반기를 들고 싶다. 작년 내내 “Constant Gardner”와 “Crash”가 보고 싶어서 개봉할때 까지 기다리다 지쳐 아마존에서 DVD를 주문해 사서 봐야 했던 나로서는, 관객이 원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씁쓸할 뿐이다.

내 취향이 워낙 특이해서 극장에서 조차 영화를 볼 수 없는 이상한 인간인가? 나는 문화라는 것은 인류의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그 바운더리가 더욱 더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미국이나 프랑스 등에서 조차 자국의 영화를 더 많이 보는 것이 사실이다. 왜냐면 언어의 장애 및 문화적 차이가 쉽게 대중화 시키기 힘든 영화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접근마저 막는 시스템이 과연 자랑스러운 ‘한국 영화의 승리’ 인가?

딱 까놓고 지금 잘나가는 메가박스나 CGV 같은 멀티플렉스에서 상영되고 있는 한국 영화들을 보자면,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나 작가의 생각을 전달하고자 노력한 영화가 몇개나 되나? 그리고 대부분의 영화소비가 친구/연인들끼리 멀티플렉스에 가서 둘러보다 볼만한 영화를 보게 되는 케이스이기 때문에 대충 ‘충동소비’ 를 일으킬 만한 문구와 마케팅으로 사람을 잡아끄는 영화가 대부분이라고 보인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절대로 ‘관객이 원하기 때문’에 한국영화가 많이 극장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것은 당연히 $$$ 돈에 달려있다. 알다시피 국내 영화 배급은 쇼박스와 CJ 엔터테인먼트가 거의 대부분을 컨트롤 한다. (시네마 서비스는 CJ 의 관계이므로 포함시켜도 무방) 그들의 힘이란 거의 하늘을 찌른다. CGV 에, 영화제작까지 돈을 대는 CJ 그룹에서 보면 전체 Value Chain 을 자기네가 다 가져가는 것이, 외화 수입해서 개봉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짭짤하다. 게다가 메가박스를 가지고 있는 동양의 쇼박스를 통한 힘자랑 (and vice versa) 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

하다못해 극장에 걸리지 못하는 영화는 DVD 라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불법 복제로 이미 한국은 DVD시장은 없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전 만난 영화계에서 일하는 한 친구는 심지어 대기업의 영화판 진출을 세 단계로 나뉘어 빈정대기도 했다. 1세대가 전자제품 만들던 삼성 (그래서 그들은 최소한 비디오/DVD는 잘 만들었다. 전자제품에 돌아가기 위한 SW의 의미로.), 2세대가 설탕 도매사업 하던 CJ (최소한 이들은 도매의 정신이 있었댄다), 그리고 3세대는 쵸코파이 만드는 동양 (쵸코파이 하나하나에 1원 2원의 이윤이 중요한… )

나는 이렇게 까지 빈정대고 싶지는 않지만, 나를 목조이게 하는 ‘문화의 일률성, 생각의 획일화’ 가 숨을 못쉬게 만든다.

그래서 난 ‘자국 영화 60% 의 마법의 나라’ 라는 칭호가 결코 자랑스럽지 않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가까와 져야만 겨우 몇개의 괜찮은 미국 영화를 볼 수 있고, 일년에 한두번 하는 무슨 영화제가 아니면 유럽 영화나 다른 아시아 영화를 볼 수조차 없는 ‘Short Tail’에 진저리 난다.